한번 선물하면 6개월-1년간 배달
이마트, 18일까지 한시 판매 예정
‘600평 냉장고’ 미트센터서 관리
한우매출 작년보다 8% 증가 예상
올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우 선물세트를 정기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 보관이 어려운 고가의 한우를 필요할 때마다 신선하게 먹고자 하는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 구독경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주는 사람이 선물을 한 번 결제하면 받는 사람은 6개월이나 1년에 걸쳐 한우를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주는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이마트는 최근 한우 선물 수요가 늘자 정기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우 구독 서비스를 명절 선물로 내놓은 것은 대형마트 중에서 처음이다. 정기구독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매달 1회 한우 선물세트를 배송하는 방식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2021년 한우 구독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판매한 적이 있으며, 주로 온라인 축산물 판매업체들이 구독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 측은 “최근 한우 선물세트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하던 중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이마트도 이달 18일까지만 한시적으로 각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한우플러스 소 한 마리 세트’ 가격은 구독 상품 구매 시 1회당 8만3000원으로, 일반 판매가(14만8000원)보다 약 43% 저렴하다. 구독 기간은 1년(99만6000원)과 6개월(49만8000원) 중에서 결정할 수 있다.
구독형 선물세트는 유통업계에서 ‘윈윈’으로 통한다. 소비자는 매일 상품을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판매사는 명절 등 특정 기간에만 내놓던 선물세트를 평소에도 판매함으로써 고정 소비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수개월 동안 선물세트 수준의 고품질 고기를 받을 수 있을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마트는 이를 감안해 고기 품질을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미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2일 찾은 경기 광주시에 있는 이마트 미트센터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이 한우 선물세트를 제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작업장 내부는 고기가 계속 신선할 수 있도록 영상 10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마치 600평 규모의 커다란 냉장고를 떠올리게 했다. 숙성고에서 옮겨진 10kg짜리 고깃덩어리는 절단기에 들어가 10mm 두께의 20여 개 조각으로 썰려 나왔다. 직원들은 고기마다 근육과 근육 사이에 뭉친 지방을 칼로 발라냈다. 먹기 좋게 손질된 고기는 300g 중량에 맞춰 포장 레일에 올랐다.
투명한 팩에 밀봉된 한우는 선홍색 빛깔을 그대로 띠었다. 센터에서는 ‘산소 80%+이산화탄소 20%’라는 최적의 비율을 찾아 포장된 상품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면서도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한우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장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겪으며 집에서 고기를 소비하는 추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데믹(감염병 유행 종료)으로 접어들며 외식 수요가 늘었어도 고물가로 인해 외식 비용 부담이 커지다 보니 다시 마트를 찾는 가정이 늘고 있다.
2022년 이마트의 한우 매출은 전년 대비 15%가량 늘었는데, 올해는 매출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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