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채 넉달 넘게 상승
2개월 시차 두고 카드 대출 반영
급전 마련 어려운 서민 타격 클듯
카드사들 연체율 늘어날까 긴장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급전 창구’로 몰리면서 관련 대출 잔액이 급증한 가운데 15% 안팎인 금리가 더 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넉 달 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여전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연 4.572%였다. 지난달 초(4.364%)에 비해 0.20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여전채란 카드, 캐피털 회사 등이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카드, 캐피털은 은행권과 달리 고객에게 예·적금을 받을 수 없어 필요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마련한다.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6%까지 치솟았지만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올해 4월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5월부터 오름세로 전환하더니 9월 들어 4.5%를 뛰어넘었다.
여전채 발행 금리가 카드 대출 금리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두 달 정도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카드 대출 금리 상승세가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자금 담당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한전채 등 우량 국공채 발행량이 늘어 비우량 채권이 외면받고 있다”며 “당분간 여전채 발행 금리는 계속해서 높아질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해 10월 12∼13%였지만 최근 14∼15%로 높아졌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됐던 지난해 12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미 금리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중저신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사 단기 대출을 통해 급전을 마련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 상승이 카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면 취약 계층의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5조3952억 원으로 전월 대비 5483억 원 급증했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의 잔액도 6조4078억 원, 7조3090억 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772억 원, 392억 원 늘었다.
카드사들은 연체율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1.20%) 대비 0.38%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에서 카드 대출 연체율은 3.67%로 작년 말(2.98%)에 비해 0.69%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1∼6월) 이후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연체율까지 상승세여서 비상 경영과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카드 단기 대출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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