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로 1조5183억 원이 투입된 중이온가속기 ‘라온’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인식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핵연구단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열린 과학미디어아카데미 행사에서 “정부의 예산 삭감에 따라 내년 라온 운영이 당초 12개월에서 6개월가량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이온가속기는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를 빠르게 가속시킨 뒤 표적이 되는 원소와 충돌시켜 기존에 없던 희귀한 동위원소를 만드는 장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자연과 우주의 기원 등 새로운 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는 아직 완성된 중이온가속기가 없다.
라온은 현재 부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세상에 없던 원소를 얻으려면 빛 속도의 50%에 이르도록 중이온을 가속해야 하는데, 라온은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로 가속하는 ‘저에너지 구간’만 구축된 상태다.
IBS는 올해 말 국내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비를 마치고, 2025년부터는 반도체 검사 등 상업적 운용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라온 운용을 제대로 하기 힘들 수 있다고 한 단장은 말했다. 이에 대해 실제 라온을 운용하고 있는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측은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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