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성공적인 뉴욕증시 데뷔가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다우지수 +0.96%, S&P500 +0.84%, 나스닥지수 +0.81%.
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 ARM이 이날 드디어 나스닥 시장에 데뷔했습니다. 첫날 주가는 24.69% 폭등. ARM 시장가치는 652억 달러로 불어났습니다. 외신에선 “ARM을 소유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승리”라고 표현합니다.
ARM의 공모가 상단은 주당 51달러였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IB 관계자들은 수요가 많다며 공모가를 더 높게 책정하자고 주장했지만, 손정의 회장 의견은 달랐다고 합니다. 1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공모가를 높여서 데뷔 첫날의 성적을 위험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 건데요. 소프트뱅크는 여전히 ARM 지분의 90.6%를 소유하고 있죠. 이날의 주가 급등으로 지분가치가 약 120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이번 ARM 상장은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2021년 11월 초 상장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IPO였습니다. 이번 상장이 침체에 빠지다 못해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다음 주 공모를 앞두고 있는 미국 식료품 배달회사 인스타카트(Instacart)와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클라비요(Klaviyo)에도 좋은 징조입니다. 자산운용사 거버 카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블룸버그에 “이것은 사이클의 시작일 뿐이며 ARM은 앞으로의 일에 대한 훌륭한 신호”라며 “소프트뱅크가 인기를 얻고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가격 책정을 현명하게 했다”고 말했죠.
그렇다고 2021년 같은 IPO 버블 시절로 돌아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시장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이죠.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던 스튜어트는 로이터에 “투자자들이 분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바이오텍 같은 일부 섹터는 통화정책이 바뀔 때까지는 IPO 시장에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8월 소매판매는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예상보다 많이 증가했고요. 8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7% 상승해, 예상(0.4%)을 웃돌았습니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0.3% 상승하며 예상치와 일치했죠. 유가가 많이 뛰었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적이란 뜻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경제지표에도 연준이 다음 주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금리동결 확률을 97%로 보고 있죠. 시장은 9월 회의 결과보다는 그다음 11월 회의와 관련해 연준이 어떤 힌트를 내놓을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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