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실적 악화에도 탄탄한 수주 기대되는 풍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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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
풍력은 시장 우려와 달리 탄탄한 수주를 보이고 있다. 실적 하락으로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풍력을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로 제시한다.

발전소의 수익성, 터빈 품질, 기자재 부족에 따른 프로젝트 지연이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풍력과 관련해 전체 발전소 투자가 축소된 건 아니다. 풍력 터빈 기업들의 올해 2분기(4∼6월) 수주는 직전 정점인 2020년 수준을 웃돌았다.

현재까지 풍력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2분기 미국의 풍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퍼스트트러스트 글로벌 윈드 에너지(FAN) ETF’를 구성하는 종목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 5% 감소했다. 글로벌 풍력 설치 수요가 올해까지 감소하면서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줄었다. 전력 가격 하락으로 인해 유틸리티 기업의 역성장도 불가피하다.

풍력 주가는 실적 부진 등의 악재를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기자재 부족,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칙 미확정으로 인해 글로벌 1위 해상 풍력 개발사인 덴마크 기업 외르스테드(오스테드)는 21억 달러(약 2조7867억 원)의 손상차손을 발표했다. 올해 6월 지멘스가메사도 육상 풍력터빈 품질 이슈가 발생해 최소 16억 유로(약 2조264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2분기 풍력터빈 기업들의 합산 수주는 12.4GW(기가와트)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터빈 기업은 공통으로 올해 하반기(7∼12월) 미국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7∼9월)부터 수주 증가를 전망한다.

통상적으로 수주가 분기 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수주는 직전 업황 업사이클의 정점이던 2020년의 3분기 수주 규모(4.2GW)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의 우려는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양호한 수주와 함께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풍력 기자재 업체들은 상반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재 중 하나인 블레이드는 전방 사업의 수주량이 늘어났음에도 품질 검토 등 공정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연간 판매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빈 대형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사들의 제품 기준을 맞추는 데 다른 기자재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장기 성장 목표는 유지하나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 타워 제조 업체인 브로드윈드는 IRA 효과에 따른 미국 풍력 시장 회복을 체감하고 있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럽 하부구조물 업체인 시프홀딩스는 이미 내년 수주 물량을 마감하고 현재 2026년 물량 주문을 받고 있다.
#실적 악화#수주#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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