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아직 컴컴한 오전 3시경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이날 인근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을 어종과 크기에 맞게 분류하는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대한수산질병관리사회 소속 직원과 함께 고등어와 갈치, 삼치 등 3개 어종을 무작위로 약 6마리씩 봉투에 담았다. 3시간 뒤인 오전 6시 경매가 열리기 전에 이들 수산물에 방사성 물질이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이 3시간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가려낼 ‘골든타임’이다.
이날 채취한 시료는 바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지원으로 옮겨 1kg 무게의 반죽 형태로 만든 뒤 1800초(30분) 동안 방사성 물질이 있는지 검사한다. 오전 4시 45분경 나온 검사 결과는 모두 ‘불검출’. 공동어시장에 들어온 수산물은 정상 유통됐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약 50년간 선별 작업을 해온 김헌태 씨(72)는 “각각 다른 해역에서 잡은 어종을 검사하는데, 직전 일주일 처리 물량과 조업 해역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해수부는 전국 위판장에서 실시하는 정밀 검사와는 별개로 지난달 말부터 이 같은 유통 전(前) 긴급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전체 위판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43개 위판장이 대상이다. 해수부 측은 “1100여 건 시행했는데, 전부 방사성 물질이 불검출됐다”며 “만약 검출되면 판매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14일 오전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옛 국제여객부두) 남서쪽 약 20km 지점 바다. 1679t 규모의 조사선 ‘탐구 23호’가 수심 1.5m 깊이의 바닷물을 길어 올렸다. 이렇게 채취한 표층수 약 10L는 부산 영도구 해양환경공단 해양환경조사연구원으로 옮겨와 분석한다.
해수부는 8월부터 한 달에 3회, 75개 정점에서 세슘-134·137과 삼중수소를 긴급 조사하고 있다. 2015년부터 92개 정점을 정기 조사하던 것에서 추가됐다. 정기 조사의 경우 세슘은 약 5일 후에, 삼중수소는 약 한 달 후에 조사 결과가 나오지만 긴급 조사는 2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 기준치 역시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보다 100배 강화됐다.
올해 6월부터는 매달 일본 인근 북서태평양 공해상에서도 방사능 수치를 조사하고 있다.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8월 말부터 실시한 긴급 조사 검출치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며 “방사성 물질은 자연이나 우리 몸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만큼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해수부는 방사능 조사 결과를 해수부 홈페이지(mof.go.kr)와 해양환경정보포털(meis.go.kr) 등에서 공개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방사능 검사를 8만 건 이상 했지만 부적합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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