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증가 탓 3분기까지는 실적 부진 전망
4분기 이후 감산효과·고부가제품 확대로 회복세
메모리 반도체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감산으로 메모리 업황이 내년에 본격적인 업턴(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의 감산 노력으로 재고 감소 효과가 현재 가시화하고 있지만 고정비 부담은 여전해 올 3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지만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시장 기대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매년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해 기계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계속 증가세인 데다 생산량까지 줄여 제품당 원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3분기에 접어들며 D램과 낸드 감산 규모를 2분기와 비교해 15~25% 확대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6000억원으로 전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6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3조원)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조9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이 더 속도를 내면서 메모리 재고는 이제 확연히 감소할 전망이다”며 “하지만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은 아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감산에 따른 비용 구조 악화 영향이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확대 효과보다 커, 3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이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가 가동률을 낮춘만큼 단위 당 원가 부담이 높아져 3분기 내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으며, 본격적인 손익 개선은 4분기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은 7조8904억원에 영업손실은 1조675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 영업손실(2조8821억원) 규모와 비교해 손실 폭은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를 이어갈 것이란 추산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감산 효과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있으나 스토리지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될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반등의 신호인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되는 IT·전자기기에 대한 수요에서 아직까지 눈에 띄는 반등이 없어 3분기까지는 부진할 것”이라며 “감산 효과와 HBM 시장 확대 등으로 올 4분기 이후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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