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13만원? 태블릿PC·OTT 비용 포함하면 1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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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20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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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일 의원실, 가계통신비 시사점·정책 토론회 개최
통계청 가계통신비→가계디지털비 재정립 주장 제기
"디지털 기기·콘텐츠 사용량 증가로 통계 기준 바꿔야"

통계청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통신비 항목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와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기기 구입비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엔(UN) 등 세계 통계 기조에 따라 ‘가계디지털비’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개념이 재정립되면 지난해 가계디지털비는 약 17만6000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20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이 주최한 가계통신비 토론회에서 “현재 가계통신비는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이 매년 2·5·8·11월에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 12대 소비지출항목 중 하나로 통신이 있다. 통신은 전화·팩스 등 통신장비 구입비와 우편 비용, 전화·팩스·인터넷 등 통신서비스 이용 요금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곽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기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실제 금액은 발표되지 않는다며 통계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계동향조사에 OTT 구독료, 게임 구입비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는 오락·문화의 문화서비스 중 하나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공연·극장 관람료, 독서실 이용료 등과 함께 계산돼 있어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만의 정확한 지출 비용을 알 수 없다. 디지털 기기도 오락·문화 내 정보처리장치 항목 중 하나로 분류돼 있어 파악하기 어렵다.

곽 교수는 “이미 UN이 2018년에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까지 포함한 ‘정보통신’ 개념을 통계 개정안에 반영했다”며 우리나라도 2019년 UN 통계 개정안에 기초해 개정안을 고시했으나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고시한 개정안에 따르면 정보통신 개념에는 정보통신 기기(휴대전화 등 각종 디지털 기기), 게임 이외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서비스(이동통신비, 스트리밍 이용료 등)로 구성된다.

곽 교수는 지난해 12만8167원으로 발표한 가계통신비를 개정안 기준으로 디지털 기기·콘텐츠 비용 등을 포함한 ‘가계디지털비’로 재설계하면 17만6973원이 된다고 추산했다. 통신 서비스 이용료 9만8228원에 디지털 기기 4만8555원, 디지털 콘텐츠 등 기타 2만8714원이 포함됐다.

◆“취약계층 디지털 기기·콘텐츠 비용 지원 부족, 디지털 격차 해소 위한 새 통계 개념 정립 필요”

곽 교수가 가계디지털비 개념 재정립을 주장한 이유는 시대 흐름에 맞는 가계 디지털 비용 대응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에 맞는 기반 통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 디지털 관련 지출 약 80%를 차지하던 통신 서비스 지출 비중이 지난해 절반 수준이며 디지털 기기, 콘텐츠·방송 등 새로운 디지털 영역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출시 등으로 통신비(인터넷, 유무선 통신 포함)는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통신 서비스가 전체 디지털 관련 비용에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79.7%에서 지난해 55.5%로 줄었다.

하지만 콘텐츠 이용료는 같은 기간 약 8배 증가했으며 디지털 관련 비용 중 비중도 1.8%에서 12.5%로 늘었다. 디지털 기기 관련 비용도 스마트워치, 태블릿PC 구입 증가 영향으로 디지털 비용 내 비중이 12.2%에서 27.4%로 늘었다.

토론자로 나선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전통적 가계통신비 개념에 단말, 콘텐츠, 플랫폼 등 이용과 관련한 비용 항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이들 비용 항목 증가를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계통신비 정책에서 중요하다”며 가계디지털비로의 개념 전환 필요성에 동의했다.

다만 디지털 콘텐츠 비용의 경우 이미 오락·문화비로 구성된 점을 고려해 중복된다는 점을 감안해 세부 서비스 결정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도 “통신 요금 감면 정책 등 취약계층 통신 접근권은 일정 수준 제공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디지털 격차 해소 위해 “급격히 증가하는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 비용을 포괄하는 가계 디지털 비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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