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연구 예산에서 떠오르는 스타였던 한국이 최근 연구자들과 논의 없이 예산을 삭감했다.”
한국 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논란과 관련해 글로벌 과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는 19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급하게 예산을 삭감하면서 연구 현장에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내년도 R&D 예산을 올해 대비 13.9%(3조4000억 원) 줄어든 21조5000억 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6월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관행을 ‘이권 카르텔’이라 칭하며 “(R&D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카르텔의 실체와 비효율 사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두 ‘내가 카르텔의 일원인가?’라고 궁금해했다”며 “이는 상당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는 과학 및 공학을 연구하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헌 KAIST 대학원 학생회장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과 공학에 대한 직업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덜 안정적이고 수익이 낮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향후 신진 과학자 양성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19일 과학 학술지 연합회인 기초연구연합회가 기초연구사업 예산 삭감 철회를 위한 성명서를 내고 연구자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18일에는 국가과학기술바로세우기 과학기술계 연대회의가 예산 삭감 사업 및 과제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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