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땀으로 일군 사업체를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바다가 집인 사람들’을 의미하는 ‘해가인’이란 회사명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패션모델에서 수산물 가공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박성기 해가인 대표는 18일 충남 보령시 천북면의 사무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10여 년 전 ‘성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모델이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 패션쇼에서 활약했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멸치공장 빚이 10억 원에 이르는 등 사업이 어려워지자 2012년 충남의 작은 어촌마을로 내려왔다. 박 대표는 “부모님 사업을 돕기보다 직접 운영하며 정상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바쁠 때는 하루 20시간을 일하며 사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국에서 열리는 수산박람회 등을 찾아다니며 다른 수산업체 경영자들로부터 노하우를 배웠다.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 사업에 뛰어든 지 4년 만인 2016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공정 자동화 등 공장 시스템 혁신을 통해 지난해 매출 20억 원을 넘겼다.
해가인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멸치를 스낵 제품으로 리뉴얼하며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멸치 강정인 ‘해강정’과 멸치 스낵인 ‘해멸칩’인데, 해가인이 직접 개발해 특허 등록한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하고 있다.
해가인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등 총 7개 지점을 갖고 있다. 홍콩과 일본에 수출하고 있고, 미국 뉴욕 H마트와도 수출 상담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선박 4척을 운영하면서 신선한 멸치를 직접 잡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보내고 있다”며 “정착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만큼 주변에 많이 돌려줄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는 수산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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