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에서 남다른 경제성장 잠재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섬나라이면서 전체 면적은 한국의 약 19배, 인구는 한국의 5배가 넘는다.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평균 연령 30세의 젊은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중산층 가구도 빠르게 늘면서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타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농식품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수교 50주년이자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된 특별한 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계기였다.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K농산업뿐만 아니라 미래 핵심 산업과 보건,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인도네시아의 새로운 50년을 함께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가 인도네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농산업 기업의 애로를 해소해 농산업 수출의 물꼬를 트는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인도네시아와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왔다. 필자 역시 장관 취임 후 인도네시아에 세 번 찾아갔다. 첫 번째 방문에서 농식품 수출입, 농산업 발전 등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했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고 양국 간 농업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그리고 최근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농식품 분야 2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얻었다.
먼저 할랄식품 협력 양해각서는 양국의 할랄 인증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고 인증기준 정보를 교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을 선도하는 국가로, 내년 10월부터 자국 내 유통되는 모든 농식품의 할랄 인증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그럴 경우, 국내 식품기업들이 인증을 받는 시간과 비용이 증가할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에 이번 양해각서는 이러한 인증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농업 기계화 및 농업 기반시설 협력 파트너십 기술 약정도 앞으로 큰 성과가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나 농업 생산 기반시설을 공동 개발하고 현지 보급이 확대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 댐, 방조제 등 우리의 높은 수준의 농업 기반 기술과 노하우는 매력적인 협력 사항이다. 앞으로 협력의 빠른 진전을 위해 양국은 분야별 농업 협력 긴급 특별팀을 구성해 공통 관심사를 신속하게 논의해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K푸드, K컬처 등 한류 열풍은 정말 대단하다. 종교장관은 면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K푸드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농업 발전을 위해 한국이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 기업들이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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