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
‘축구장 50개 규모’ 35만㎡에 조성
떡볶이-김밥 등 한국음식-패션 인기
“호수와 어우러진 베트남 랜드마크”
20일(현지 시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층. 천장까지 보이도록 뚫려 있는 건물 중앙에는 빛을 받아 반짝이는 조형물이 매달려 있었다. 저마다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는 베트남인들이 “예쁘다”며 감탄을 쏟아내고 있었다. 새하얀 벽과 곡선을 그리는 모서리, 10m 너비의 널찍한 통로는 마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을 연상케 했다.
롯데그룹이 쇼핑몰과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그룹의 쇼핑 콘텐츠를 총동원한 ‘베트남판 롯데타운’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했다. 롯데그룹은 이 단지를 통해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쇼핑 1번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그룹은 21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22일부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로 축구장 50개 규모이자 현지 쇼핑시설 중 최대 규모다. 롯데쇼핑은 물론 건설, 물산 등 주력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2016년부터 약 6억3400만 달러를 투입했다.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대표적 관광지인 호떠이(서호·西湖)를 끼고 있어, 석촌호수를 끼고 있는 롯데월드몰을 연상케 했다.
7월 28일 시범 운영을 시작하자마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건물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의 분수대 근처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용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롯데쇼핑은 베트남에서 인기를 끄는 K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하 1층 즉석 조리식품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에는 떡볶이와 김밥,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사 먹으려는 줄이 이어졌다. 종이컵에 어묵 꼬치와 국물을 담거나 김밥을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은 친숙하게 느껴졌다. SNS를 보고 롯데몰을 찾았다는 하비 씨(18)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다 보니 김밥과 김치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140여 명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가득 차면서 폐장을 2시간 앞둔 오후 8시경에는 떡볶이 김밥 등이 매진됐다.
롯데는 3층에도 한식 전문 식당가 ‘K-플레이버’를 마련하는 등 패션과 뷰티, 식음료(F&B) 등 36개 한국 브랜드를 쇼핑몰에 유치했다. 그러면서도 쌀국수 집 등 현지 맛집 10여 곳을 섭외해 한 코너를 만들어 현지 음식을 찾는 수요도 충족하고자 했다.
어린이용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공을 들였다. 4층 북카페 앞은 풍선을 머리 위로 던지거나 아버지 팔을 붙잡고 매달리는 등 웃으며 뛰노는 어린이들로 가득했다. 롯데는 소파와 계단이 있는 북카페 옆에 DIY 공방과 갤러리 등 문화시설을 함께 놓아 테마파크로 꾸몄다.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데려온 하잉 씨(35)는 “넓고 화려하고 깔끔한 시설을 찾는 부모가 주변에서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약 20개의 어린이 스포츠 체험시설을 설치한 ‘챔피언1250’은 시범 운영 첫날부터 지금껏 가장 인파가 몰리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음 달 5층에서 문을 여는 어린이 직업체험 공간 ‘키자니아 하노이’도 사전 멤버십 모집 3일 만에 1000명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해 식료품과 엔터테인먼트 매장 비중을 쇼핑몰 전체의 60% 수준으로 높였고, 마트의 식료품 비중은 90%로 높였다.
롯데에 따르면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누적 방문객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은 “호텔과 아쿠아리움, 시네마 등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잠실 롯데타운처럼 항상 고객들이 찾는 랜드마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22일 오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정식 개장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 부회장 등 롯데 계열사 임원과 더불어 베트남 고위 관료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