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정책 장기화 우려로 이틀 연속 국내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계속해서 금리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증시 조정시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 전략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FOMC를 통해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을 시사하면서 국내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559.74)보다 44.77포인트(1.75%) 급락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일(882.72)보다 22.04포인트(2.5%) 하락했다.
이날도 증시 급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21.28포인트 하락해 2490선에서 움직이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7.16포인트 하락해 853.55를 기록 중이다.
이틀 동안 코스피가 70%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장에선 저가매수 타이밍을 엿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최근 낙폭이 큰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8939억원, 4128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화학(1084억원)과 삼성전자(798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507억원), 에코프로(419억원), 엘앤에프(237억원)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7월 78만3000원의 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이어가며 51만6000원까지 34.23% 떨어졌다. ‘9만전자’ 전망이 잇따르는 삼성전자도 7만원 선에서 상승 탄력을 잃고 다시 6만원대로 내려 앉아 6만80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테마주 광풍으로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의 주가 역시 지난 7월 153만9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38.96% 주가가 급락해 94만원 선으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다소 매파적이었던 FOMC 결과로 단기적 등락 과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를 바꿀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증시 조정을 매수의 기회로 노리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FOMC 질의응답 내용을 비교해 보았을 때 연준은 물가보다 경기 모멘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통화정책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약해질 것”이라며 “더 나아가 점도표상 1회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은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고 최소한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증시를 괴롭혔던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 급등세가 진정될 경우 KOSPI를 비롯하 글로벌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9월 수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실적 전망 상향조정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맞물리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기계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낙폭이 큰 인공지능, 바이오, 로봇, 보안 등 성장주 위주의 매수 전략을 제안했다. 다만 2차전지에 대해서는 영국의 친환경 기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성장주의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악재로 작용하는 만큼 지난 이틀 동안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취약한 성장주들의 약세가 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바이오, 로봇, 보안, 2차전지 등 성장주가 시장에 매우 많이 있다”며 “해당 테마 중에서는 2차전지에 관심 자체를 끄는 게 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근거로는 영국의 친환경 기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21일 수낵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기한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미룬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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