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급, '조폐국서 갓 찍은 동전' 지칭하며 시작한 표현
신품 매장 재고 부족 시에도 소비자들 대안으로 찾아
최근 명품 업계에서 한 해에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리는 ‘N차 인상’이 일상화 되다시피 하면서 ‘민트급’(Mint condition)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가 오는 26일쯤 일부 제품가를 5~10% 가량 올릴 예정이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도 빠르면 25일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얘기가 시장에서 나돈다. 샤넬이 이번에 인상할 경우 올들어 세차례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민트급’ 상품이란 신품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울 정도로 상태가 좋은 중고 제품을 말한다. 민트급 상품은 심리적 만족감이 중요한 명품 시장에서 특히 각광 받는 모양새다
구매자의 심리적 만족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마감 등 각 브랜드만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국내에선 서울 강남의 캉카스백화점 등이 대표적인 민트급 명품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최근 명품 업계들은 한 해에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다. 샤넬과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 오메가(Omega), 피아제(Piaget), 튜더(Tudor)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올해에만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특히 샤넬과 예거 르쿨트르는 추석 전후로 가격을 또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장 가격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매장에 재고가 없는 인기 제품을 사기 위해 민트급 시장으로 가는 것이다.
‘민트급’에서 민트는 허브가 아닌 ‘조폐국’을 의미한다. 한국조폐공사를 영어로 ‘Korea Minting, Security Printing &ID Card Operating Corporation’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민트급이라는 표현은 동전 등을 수집가들 사이에서 ‘조폐국이 갓 발행한 것처럼 보존 상태가 좋다’는 의미로 쓰였다. 이후 패션 업계로 넘어오면서 ‘신품에 가까운 중고 명품’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특히 민트급이라는 표현은 심리적 만족도가 크게 작용하는 명품 업계에서 자주 쓰인다.
23일 한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가격 인상에도 명품 시계 롤렉스(Rolex)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들은 지금도 구매하려는 이들이 줄을 서는 분위기”라며 “명품은 기능적 실용성보다는 중요한 일을 기념하거나 수집·선물을 하는 등 심리적인 만족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트급 제품은 타인이 사용한 흔적이 적거나 없고, 처음 출고됐을 때 상태를 그대로 간직해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이나 마감 등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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