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인프라, 신용대출서 주담대·전세대출로 확대
19개 대출비교 플랫폼에 32개 금융사 참여 예정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도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이면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주담대는 아파트일 경우 가능하며 전세대출은 모든 주택이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신용대출에 한해 서비스 중인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대상을 내년부터 아파트 주담대와 모든 주택의 전세대출로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5월말부터 가동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은 소비자가 과거에 받은 대출을 더 나은 조건의 다른 금융회사 대출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다. 대출이동이 용이한 신용대출부터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연말까지 인프라 확대 작업을 완료해 내년 1월부터 아파트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단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주담대나 전세대출의 갈아타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금융사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대출비교 플랫폼이 부족했고 신규 대출 약정 후에 기존 대출을 상환하려면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직원과 통화해 본인확인을 거쳐야 했다.
실제 상환은 일반적으로 법무사가 현금을 지참해 기존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해 수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횡령 등의 금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까지 지원되면 대환대출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6월 가계대출 잔액 기준 신용대출이 약 238조원인데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약 974조원에 달한다.
아파트주담대에는 19개, 전세대출에는 16개 대출비교 플랫폼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한다.
금융사는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데 아파트 주담대의 경우 32개사, 전세대출의 경우 22개사다. 대환대출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자사의 기존 대출 정보를 다른 금융사 및 플랫폼에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로 이동하려는 고객이 다른 금융사에서 받은 기존 대출 정보를 제공받는다.
대출이동의 중계는 금융결제원이 맡는다. 금융사 간에 금융소비자의 기존 대출 정보를 주고받고 대출금 입금 등 상환을 처리하는 절차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역할이다.
대환 대상은 주담대의 경우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모두 포함한 아파트 담보대출이다.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 보금자리론은 제외된다.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의 보증서에 기반한 모든 주택의 전세자금대출이다.
내년 1월부터 서비스가 개시되면 아파트주담대나 전세대출 차주는 대출비교 플랫폼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대출을 비교해서 갈아타기시 편익이 가장 큰 대출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각 대출비교 플랫폼은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나 금리변동시점 등을 감안해 연간 절약되는 이자비용 등을 정확히 계산해 차주에게 안내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차주가 보증료를 포함해 대출조건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갈아타기를 신청한 후 차주는 대출심사를 위해 소득·자산·직업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일괄제출할 수 있으며 본인이 필요하다면 영업점에 방문해 직접 제출해도 된다.
심사가 끝난 차주가 대출조건을 확정하면 금융사는 약정된 대출을 실행하게 되는데 기존대출의 상환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근저당권의 설정·말소 등의 업무처리도 온라인을 통해 간소화된다.
그러나 소득, 신용등급 등을 중심으로 자동화된 심사가 이뤄지는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경우 금융사 직원이 직접 주택시세, 임대차계약, 보증요건, 대출규제 및 관련서류 등을 확인하기 위해 2~7일 이상 서류를 검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아파트주담대와 전세대출은 기존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신용대출처럼 빠른 갈아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을 찾아 갈아타기를 신청하고 신규대출 실행 즉시 대출이동이 완료되는 등 기존에 주담대나 전세대출을 갈아타기 위해 겪어야 했던 불편함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 확대에 따른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대출비교 플랫폼의 이해상충 행위 방지를 위해 대출상품 비교·추천 알고리즘 검증을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중개수수료가 전가되지 않게 중개수수료율도 각 플랫폼별로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공시토록 할 예정이다.
또 특정 금융사로의 대출자산 쏠림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금융사별 취급규모에 한도를 걸거나 차주에게는 기존대출 실행 이후 일정기간 이상 경과한 경우에만 대출이동을 허용하는 등의 제한을 두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인프라 구축으로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담대, 전세대출 시장에서 대환대출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대출상품에 대한 선택권이 강화되고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에게는 새로운 영업기회가 제공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대출의 경우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이후 이달 15일까지 누적 1조5849억원(총 6만7384건)의 갈아타기가 이뤄졌다.
이를 통한 총 이자절감액은 300억원 이상, 평균 이자절감 폭은 약 1.5%포인트로 집계됐다. 대환대출 직후 신용점수(KCB 기준)가 상승한 금융소비자의 평균 상승폭은 3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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