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3년, 6년마다 바뀌는데 오랜 뒤에 성과가 나오는 장기 투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습니까. 장기적인 안목 없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쉽지 않습니다.”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25일 9년간의 임기를 정리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견해에 대해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사 CEO가 이사회를 통해 폐쇄적인 경영을 이어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CEO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참호’를 구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이라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리딩뱅크’와 ‘리딩금융’ 탈환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인수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 탄탄한 경영 승계 절차 구축 등을 재임 중 성과로 꼽았다. 반면 윤 회장은 “‘리딩 금융그룹’이라고 하지만 세계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성적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2014년 취임 이후 2017년과 2020년 연임에 성공해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던 윤 회장은 지난달 4연임 대신 용퇴 의사를 표명해 11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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