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연일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이런 환율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장중 연고점인 1356원까지 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달러화 대비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유로화, 엔화 같은 주요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 시간)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화도 1.0567달러로 올 3월 16일 이후 가치가 가장 낮았고, 달러-엔 환율도 달러당 150엔 선에 가까워져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굳어져 연준이 금리를 2회 이상 올려야 할 확률이 40% 정도 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함께 연준의 기준금리가 7%를 기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미국이 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이른바 ‘킹달러’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도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의회가 이달 말까지 예산안 처리와 임시 예산 편성에 모두 실패해 셧다운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에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셧다운은 미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달러 현상이 10월 이후엔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도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로 인해 경제지표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이 1400원 이상 환율이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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