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식 평균가 3년새 20% ↑
냉면-비빔밥 가격 1만원 넘어서
식품류 등 연휴직후 가격 조정
서민들 물가부담 가중될듯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인천 강화도로 여행을 떠난 A 씨 가족은 해수욕장 바로 앞 도로변 식당에 들어갔다가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장 저렴한 메뉴인 칼국수가 1인분에 2만 원이었던 것. 칼국수(3인분) 6만 원, 왕새우(소) 6만 원, 해물파전 2만 원을 시켰더니 4인 가족 한 끼 식사에 14만 원이 나왔다. A 씨는 “모처럼 나온 가족 여행이라 눈 질끈 감고 계산했다”면서 “전어회나 조개구이를 시킨 것도 아닌데 이 가격이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훌쩍 뛰어버린 물가 탓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로 대표되던 풍요로운 추석도 옛말이 됐다. 연휴가 끝나면 그동안 멈춰 있던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며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 지역 외식 메뉴 평균 가격은 1만583원으로 3년 전인 2020년 같은 기간(8818원) 대비 20% 넘게 뛰었다. 1만 원 한 장으로 사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치찌개 백반(7846원), 자장면(6992원), 칼국수(8962원), 김밥(3215원) 등 4개뿐이다. 3년 전 8000∼9000원대였던 냉면과 비빔밥은 평균 가격이 1만 원을 넘겼다. 외식 물가는 2021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27개월 연속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매월 고정 지출하는 개인서비스 요금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미용실 커트 평균 비용(2만1077원)은 3년 전(1만8308원) 대비 2700원 넘게 올랐고 성인 일반 대중탕 1회 요금도 9769원으로 1만 원에 육박했다.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인상을 보류해온 식품·유통업계가 연휴 직후 가격 조정에 나선 것도 물가 부담을 늘리고 있다. 1일부터는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계가 흰 우유 제품을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서울우유 ‘나100%우유’(1L) 출고가는 대형마트 기준 3% 올라 2900원대로 3000원에 가까워졌다.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7월 보류했던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이달 1일부터 반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그동안 공급가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떠안아 왔지만 마진율이 줄며 인상분을 적용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스크류바’ ‘돼지바’ 등 바류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가격은 1200원에서 1500원, ‘빠삐코’ 등 튜브류 아이스크림 가격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휘발유·경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L당 16.7원 오른 1776.3원으로 11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가 등은 다른 물가에도 미치는 영향이 커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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