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나자 금융 충격…검은 수요일 공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4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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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개월만에 2400선…코스닥 7개월만에 800대
원·달러 11개월만에 1360원 돌파…국채 연중 촤고치

추석 연휴 기간 미국의 높아진 고금리 장기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높이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한번에 강타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파랗게 질렸고, 원·달러는 1360원을 돌파하며 출렁였다.

◆코스피 6개월만에 2400대…코스닥은 4%↓

4일 유가증권시장은 전거래일(2465.07)보다 59.38포인트(2.41%) 하락한 2405.6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400선에서 거래를 마친 건 지난 3월27일(2409.22)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개인이 8349억원치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693억원, 4045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41.01) 대비 33.62포인트(4.00%) 떨어진 807.40에 거래를 마쳤다. 800선에서 거래를 마친 건 지난 3월21일(802.53) 이후 처음이다.

하락세를 주도한 건 외국인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25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기관도 523억원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3178억원치를 사들였다.

미국 경기 지표 호조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과 미국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된 영향이 작용했다. 높아진 불확실성은 위험 회피 성향으로 이어지며 미 국채 금리가 치솟았고, 달러값은 높아졌다. 미국 뉴욕 3대 증시도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구인건수가 961만건으로 전월치 및 예상치 880만건을 크게 상회했고, 전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도 오랫동안 높은 금리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미 하원에서 매카시 미 의장 해임 결의안이 가결 처리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였다. 이 영향으로 3일(현지시각) 오후 3시 30분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81%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날에 비해 12bp 급등한 수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부담과 더불어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이 우려로 작용하며 양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는 전세계 각국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2.28% 급락했고, 콩 항셍(-1.26%)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DAX30(-1.06%), 프랑스CAC40(-1.01%) 지수도 떨어졌다.

◆환율은 11개월만에 1360원대…국채 금리 연중 최고치

안전자산인 강달러는 치솟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화 지수는 전날 0.04% 상승한 107.07를 기록했다. 달러 지수는 장중 107.2를 상회하며 전년 말 이후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를 견제해야할 엔화값은 폭락했다. 이날 오전 한때 엔·달러는 150.16엔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원·달러 역시 급등했다.원·달러는 전거래일(1349.3원)보다 14.2원 오른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10일 기록한 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0.267%포인트 급등한 4.351%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5년물과 3년물도 각각 4.108%와 4.203%로 각각 연중 최고치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경계와 정치 불확실성은 당분간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채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비중 축소와 안전자산 비중 확대가 뚜렷히 관찰되고 있다”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가 단기간 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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