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정부는 국제결제은행(BIS)과 협업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를 실제 금융거래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본격적인 실험에 나선다. 내년 말에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도 예금 토큰 등 실제 거래를 체험하게 된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테스트는 다수의 은행이 함께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CBDC는 활용 범위와 사용 주체에 따라 ‘범용(retail)’과 ‘기관용(wholesale)’으로 나뉜다. 이번 테스트는 지급준비금처럼 금융기관 간 자금 거래,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은이 기관용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면 테스트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이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 토큰(예금 토큰)을 발행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테스트의 성과를 바탕으로 토큰화된 지급 수단이 단계적으로 확대 도입되면 토큰증권 등의 이전과 대금의 지급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 결제 리스크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한 지급·결제 조건이 있는 경우에도 오류나 부정한 대금 수취 위험 등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4분기(10∼12월)에는 일반 국민이 직접 실험에 참여해 CBDC의 효용을 체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계 기관들은 CBDC가 경제·금융에 미칠 파급 효과와 제도상 쟁점, 소비자 보호 문제 등을 함께 검토한다. 다만 한은은 “이번 테스트는 연구 목적의 실험으로, 기관용 CBDC나 민간 디지털 통화의 실제 발행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CBDC 도입 여부에 대한 확답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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