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율의 토지투자]‘제2의 성수’ 찾으려면 도시 행정 살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6일 03시 00분


과거 공장 있던 준공업지역이라도
아파트-지식산업센터 개발 잠재성
“도시 행정계획으로 미래 모습 전망”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한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하다. 한국이 제조 강국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는 토지를 산업 목적으로 쓰도록 하는 용도 지정이 있었다. 2020년 12월 기준 서울시 준공업지역의 총면적은 19.98㎢로 서울시 전체 면적(605.59㎢)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7개 구(영등포, 강서, 구로, 금천, 성동, 도봉, 양천구)에 분포하고 있다.

토지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기존의 용도지역과 실제 토지 활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서울시는 2009년 ‘서울시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준공업지역을 산업, 문화, 업무, 주거가 조화된 미래형 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취지였다.

개발 압력이 높아 계획적인 정비가 필요한 곳을 선정했는데 대상이 된 지역의 토지 매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준공업지역의 법적 상한 용적률은 400%로 아파트가 주로 들어서는 3종일반주거지역(300%)보다 높다. 준공업지역은 도심형 공장이 들어서는 만큼 아파트를 짓는 경우 용적률을 250%로 제한했지만 이 경우에도 15층 건물이 가능한 2종일반주거지역(250%) 수준이라 최소한의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성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계를 가동하던 공장 주인들은 지식산업센터를 지어 분양할 사람에게 고가에 땅을 넘기고 외곽으로 이전했다. 분양 수익이 발생하고 유동인구가 기존 공장 근무인원 대비 늘어나면서 인근 미개발 상가 매출까지 올라 지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성수의 준공업지역은 현재 3.3㎡당 1억 원 이상에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2의 성수를 찾는 좋은 방법은 서울시의 도시 행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올해 6월 동아일보 기사에는 서울시에서 문래동 철공소를 통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체 약 1300곳 중 절반이 넘는 700곳이 영등포구 사전조사에서 찬성했다고 한다. 토지주 찬성률이 높은 편이니 문래동 철공소 개발에서는 속도가 제법 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문래동 일대 준공업지역에는 이미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문래동4가 지역에는 준공업지역을 개발하는 방식 중 하나인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이 설립됐다. 소단위 구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후미진 안쪽 골목도 임대료가 3.3㎡당 월 30만 원 선, 매출은 월 5000만 원이 넘는다고 했다. 서울 시내 140개 주요 상권의 통상 임대료인 3.3㎡당 22만9350원을 넘는 수준이다.

문래동의 과거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변화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도봉구에 있던 영세 공장이 아파트로 바뀌고 성수에 각종 지식산업센터와 회사 본사 등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제2, 제3의 성수가 될 곳을 찾는다면 준공업지역의 행정계획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도시 행정#준공업지역#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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