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로비 기록에 일부 한국 기업들의 국적이 북한으로 오기(誤記)된 채 길게는 5년가량 관리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미국 상원 로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미 상원에 대한 한국 기업의 로비 기록 중 7건에서 ‘의뢰인 국적(Client Country)’이 한국(KOR)이 아닌 북한(PRK)으로 등록돼 있다. 실제 북한 기업의 로비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삼일방직의 미국 자회사 BQY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로비를 진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BQY는 이 중 두 건의 로비에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를 썼다고 보고했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와 현대파워트랜스포머(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법인)도 각각 두 차례(2020년, 2022년), 한 차례(2018년) 로비를 한 것으로 나온다. 이 기업들의 개별 로비 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업명과 주소는 서울(삼일방직), 경기도(SK하이닉스), 분당구(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 HD현대일렉트릭) 등으로 제대로 쓰여 있다. 국적만 잘못 표시돼 있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현지 에이전트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로비 활동이 합법인 미국에서는 분기마다 로비 진행 상황을 신고해야 한다. 이 기록은 미국 상원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다. 5000달러(약 674만 원) 이상을 쓴 로비의 경우 구체적인 로비 금액도 밝혀야 한다. 한편 한국 기업이 미국 상원에 로비한 기록은 총 216건이다. 가장 큰 금액을 사용한 건은 116만 달러(약 15억6484만 원)를 사용한 2021년 4월 SK하이닉스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