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형SOC 71%, 사업 확정후 예산 늘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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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2억 책정 광주 고속도로 확장
방음터널 늑장 반영 등 7037억 돼
함양∼울산 도로, 51회나 비용 변경
“꼼꼼한 설계로 예산낭비 줄여야”

2014년 시작된 광주 북구 문흥동과 광산구 월계동 사이 고속도로(10.8km) 확장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당시 총사업비가 2762억 원이었던 이 사업의 현재 총사업비는 2.5배가량 늘어난 7037억 원이다. 시내를 통과하는 고속도로라 방음터널 예산을 정확히 책정해야 했지만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방음시설 비용(2579억 원) 등 기존 사업비를 뛰어넘는 추가 예산이 책정됐다. 준공 시기 역시 당초 올해였지만 6년 뒤인 2029년으로 미뤄졌다.

이처럼 국토교통부에서 총사업비를 따로 관리하는 대규모 건축·토목 사업 10건 중 7건은 사업계획이 확정된 뒤에도 총사업비가 증액되는 것으로 나타나 ‘고무줄 사업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토부가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2023년 기준) 228개 중 사업비가 변경된 사업은 201개(88.2%)였다. 소요 예산이 기존보다 늘어난 사업이 162건(71.0%)이었다. 총사업비 관리대상은 사업 기간이 2년 이상이고 500억 원 이상인 토목사업·200억 원 이상인 건축사업 중 국가가 직접 시행하거나 예산, 기금의 보조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변경 사례 중에는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 누락된 경우도 있었다. 경남 김해∼부산 북구를 잇는 광역도로 사업(3.55km)은 실시설계 비용(735억 원) 등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총사업비가 1170억 원에서 약 2988억 원으로 155.4% 증가했다. 구미∼경산 대구권 광역철도 선로 개량 사업은 총사업비가 816억 원에서 2009억 원으로 146.2% 늘어났다. 늘어난 비용의 대부분은 차량 구입비(780억 원)였다.

사업비가 지나치게 자주 변경되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일도 벌어진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사업(144.6km)은 물가 상승(13회), 설계결과 반영(9회) 등으로 총 51회 사업비가 변경됐다. 포항∼삼척 단선철도 사업(166.3km)에서도 단계별 공사 진행 등의 이유로 사업비가 50회 변경됐다. 두 사업 모두 2020년, 2014년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암반이 발견되거나 인근 지역에서 개발이 일어나면서 불가피하게 사업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물가 상승이나 불가피한 설계변경 등을 감안하더라도 사업비가 지나치게 자주, 많이 늘어난다”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점검해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고 준공 시기를 예측 가능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대형soc#사업 확정#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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