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8월 경상수지가 48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흑자이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불황형 흑자’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8억1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5월(19억3000만 달러), 6월(58억7000만 달러), 7월(37억4000만 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흑자다. 다만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36억6000만 달러) 대비 53.6% 급감했다.
이 중 상품수지는 50억6000만 달러 흑자였다. 수입(486억8000만 달러) 감소 폭(―21.0%)이 수출(537억5000만 달러) 감소 폭(―6.5%)보다 훨씬 큰 데 따른 것이다. 수출은 품목별로 석유제품(―35.1%), 반도체(―21.2%), 철강(―11.1%)이 특히 부진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28.1% 늘었다. 수입은 원자재(―27.6%), 자본재(―16.2%), 소비재(―19.0%) 등의 품목이 일제히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수지는 16억 달러 적자로 1년 전(―12억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해외여행 증가로 8월 여행수지가 11억4000만 달러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한은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도 하반기(7∼12월)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모니터링 결과 상품수지와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9월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간 전망치 달성 가능성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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