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1080조 ‘사상 최대’…증가폭은 ‘축소’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2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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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4.9조↑…6개월 연속 상승
주담대 6.1조↑…7개월째 오름세
추석 연휴·정부 대책에…증가폭은 축소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80억원에 육박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만 6조원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추석 연휴에 따른 은행들의 영업일수 축소와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강화 대책에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한 달전보다 4조9000억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증가세로 9월 증가폭(4조9000억원)은 9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2009년 6월(6조7000억원 증가)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앞서 은행권 가계 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4조6755억원), 2월(-2조7561억원), 3월(-7109억원)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가 주도했다. 9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1000억원 늘어난 833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상승을 보였다. 다만 추석 연휴로 은행들의 영업일수가 줄며 8월 증가폭(7조원)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최근 대출 증가 흐름은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이유가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6월과 7월, 8월 거래량은 각각 3만6000가구, 3만4000가구, 3만7000가구로 꾸준하다. 9월 입주 물량은 2만7000가구로 7월(3만 가구)과 8월(2만7000가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1000억원 증가해 3개월 만에 다시 반등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 2조5000억원 줄어든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6월 1000억원 반등한 후 다시 7월과 8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줄어든 바 있다.

전세 거래량은 올해 2월 6만9000가구를 기록했고, 4월에는 5만8000가구를 기록했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5만6000가구, 5만5000가구로 집계됐고, 7월과 8월에도 각각 5만5000가구, 4만9000가구를 보였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 가계 대출 증가 규모는 은행들의 영업 일수 확대와 8월 주택 거래량이 증가에 9월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특례보금자리 접수 중단과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시행은 증가세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11조3000억원 늘며 잔액은 1238조2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역대 9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증가다. 이전 최대치는 지난해 9월 기록한 9조4000억원 증가다.

대기업대출은 4조9000억원을 증가해 전달(2조9000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과 기업들의 추석 자금 수요, 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 상환 이연 등으로 6조4000억원 늘며 전달(5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을 높였다.

회사채는 은행대출 등 대체 조달수단 사용 등에 따른 순상환이 지속되며 1조1000억원 줄었고, CP·단기사채는 2조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윤 차장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통상 월말에 상환되는 일부 결제성자금대출이 추석 연휴로 인해 10월초로 이연돼 상환된 영향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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