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 대상을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다.
KB국민은행마저 사실상 50년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것으로 시중은행에서 50년 만기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사라졌다. 고금리 상황에도 가계대출이 역대급으로 증가하자 정부가 50년 만기 주담대를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연령제한일 뿐이지만 은행들은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과 기준이 같아진다는 이유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한다. 금리 요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처음부터 나이제한을 걸고 상품을 판매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7월26일부터 8월 말까지 취급한 규모가 1000억원(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수준이나,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7일부터 8월 말까지 약 1조원을 취급했다.
하나·우리·농협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아예 50년 만기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은행이 지난 8월말까지 판매했으며, 하나은행은 9월7일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다른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지난 8월13일부터 상품판매를 시작한 우리은행은 지난 4일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것은 정부가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해서다. 만기 연장에 따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데, 이 때문에 해당 상품 해당 상품은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도입을 추진해 왔었다.
하지만 상품이 대출 규제를 우회해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7~8월에 시중은행 모두 판매에 나서면서 가계 대출 급증을 유발했다. 당시 은행들은 다른 은행과의 경쟁력 저하를 취급 이유로 설명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수요를 집어삼키면서 이에 대항을 목적으로 대출 요건을 낮췄다는 해석이 많다.
지난 11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시중은행 13곳이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는 8조3000억원 규모로, 연령별로 보면 40~50대 차주가 4조7000억원(58.6%), 30대 이하가 2조5000억원(27.4%)을 받아갔다. 구매력이 있는 연령층에 대출이 집중된 것이다.
잇따른 정책적 움직임에 따라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직전달 대비 40% 수준으로 줄었지만, 정부는 고금리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출 수요를 계속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에 대한 압박도 이어져 이달 들어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늘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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