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에도 화물기 제공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성사를 위해 국내 중소 항공사를 인위적으로 화물사업 경쟁사로 진입시키기 위한 시도가 여의치 않게 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통째로 매각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은 에어프레미아에 대형 화물기 B747을 제공하는 방안과 함께 화물사업 진출을 제안했으나 논의가 진행되던 중 중단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091810)에도 B747 화물기 제공을 통해 화물사업 진출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에서 각각 대한항공이 화물운송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택한 카드다.
중단거리 노선 위주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과 달리 ‘하이브리드(혼합형)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여객기 B787-9 5대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하와이에 부정기편으로 취항하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한 장거리 노선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에서도 LCC처럼 단일기재를 유지하고 있다. 정비 등 운영지원 비용 절감으로 항공권값을 낮추기 위해서다. 조종사 등 인력이 빠진 채로 화물기만 받게 되면 운영 부담이 커진다. 대한항공의 제안 여부에 대해 에어프레미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 심사를 위해 티웨이항공에 여객기와 조종사 및 승무원을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기체와 인력을 함께 제공하는 방안은 내부 반발을 감안했을 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문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들이 속한 한국민간조종사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상당수 해외노선 반납과 화물사업부 매각 등을 들어 이번 합병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공중분해되는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하는 방안이 마지막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일부 화물기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이 각국 경쟁당국 시각이기도 하다. 에어프레미아를 비롯해 제주항공 등 국내 LCC들이 인수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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