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은행 대출금리에…무너지는 중소·개인 사업자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3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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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정부 지원으로 버텼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 가중
빚으로 버티는 소상공인, 연체율 계속 오르고 폐업자 급증세

코로나 시기 연기됐던 대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연체와 폐업 위기에 몰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동안 은행의 대출금리는 두 배 넘게 치솟아 사업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실정이다.

1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전국 19개 은행의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8월말 잔액기준 연 4.51~6.10%로 집계됐다.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4.92~6.04%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는 5.34~7.32% 수준이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금리는 6.17~7.82%에 이른다.

이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배 이상 올라간 수치다. 2년 전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1.99~3.62%였다.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2.23~3.48%다. 은행 대부분 2~3%대 수준이고 신용대출은 3~4%대였다. 현재 신용한도대출 신규취급 평균금리 상단은 8%를 훌쩍 넘어섰다.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기간 신용한도대출 금리가 평균 3~4%대에서 6~7%대로 치솟았다. 중저신용자의 경우 두 자릿수를 넘어간다.

이렇게 은행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원리금 상환 연체와 폐업 위기에 몰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코로나 특수로 정부와 금융권의 저금리 대출과 정책자금, 대출 만기와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사이 금리가 급등하고 최근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사업자가 급격히 불어나는 추세다.

정부의 지원을 받고도 폐업한 소상공인 수는 코로나 이전 대비 86배에 달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소진공 직접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86만7151명(누적) 중 15만3970명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지원을 받고도 5명 중 1명이 폐업한 셈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소진공 직접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폐업자 수는 1785명이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소상공인 폐업자가 86.25배 증가한 것이다.

폐업자 대부분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1만9514명이 폐업했지만, 지난해에는 8만402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7월까지 5만436명이 폐업하면서 87.3%가 지난해 이후에 몰렸다.

코로나 기간에는 정부의 지원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3고(고물가·고금리·고유가) 국면으로 접어든 영향이란 분석이다. 빚으로 버티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중 앞으로 문을 닫는 사업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상반기말 1043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연체액은 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1.15%로 8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4분기 0.25%에서 올해 들어 1분기 0.31%, 2분기 0.33%로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한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은 123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11조3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은 6조4000억원 늘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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