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에 발목 잡힌 첨단산단]
각국 전력망 투자 2030년 660조원
“韓 15년간 100조 생산효과” 분석도
국내에선 산업단지를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전력망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수출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망 구축이 내수 진작 및 고용 창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16일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지난해 9월 착공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아부다비 인근의 육상 지역 2곳과 해양유전시설이 있는 해상 섬 2곳에 송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금액만 5조1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올해 8월에는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850억 원 규모의 HVDC 사업을 수주했다.
세계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되고 전력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망 구축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신성장 산업이 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1년 360조 원 규모였던 전력망 투자는 2030년 6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투입되는 1조6000억 달러(약 2168조 원) 중 약 73%가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력망에 투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망 구축 사업이 가계소득을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전력이 5월 발표한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2∼2036년)’을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 연구팀이 한전 용역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계획 수행 시 100조 원에 달하는 생산 유발 효과와 37만8000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0차 설비계획대로 송·변전망 보강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031년부터 2036년까지 6년간 총 약 34조5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엔 송·배전망 부족으로 발생하는 전력 손실 비용 등이 포함됐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망이 계획대로 갖춰지면 원자력 등 발전 단가가 낮은 전기를 수도권 등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단가가 높은 화력 발전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같은 비용을 포함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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