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물품거래 사기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은행이 이러한 범죄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통신 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를 제외한 사기’에 대한 수사기관의 지급정치 요청에 응하고 있는 시중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했다. 하나은행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2건의 계좌를 지급정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요청에 응해 각각 3610건, 1743건을 지급정지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하고 있었다.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 등이 발생하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금융회사에 계좌 지급정지 요청을 해 범죄에 사용된 계좌를 지급정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해 자금이 이체된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해 범죄자가 범죄 수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 간의 중고물품 거래나 투자 사기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정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현재 하나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은 자체 약관을 통해 수사 기관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이 의원은 “투자·중고물품사기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각 은행들이 동일하게 의심계좌 지급정지를 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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