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3만원·짬뽕 3만5000원에도 발길 이어져
“어차피 높은 외식 물가…만족도 높은 호텔로”
서울 시내 중국집 짜장면 가격이 평균 7000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외식 물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만족도를 중시하며 고가 메뉴에도 호텔 중식당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에서 운영 중인 특급 호텔의 중식당에선 짜장면과 짬뽕을 각각 3만원과 3만5000원대에 선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식당에선 지난해 오마카세(맡김 차림) 등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객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의 대표 중식당 도림은 국내산 소고기를 사용한 ‘한우 자장면’을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짬뽕 메뉴로는 가리비 관자를 사용한 ‘고추 해물짬뽕’을 파는 데 가격은 3만5000원에 달한다.
도림은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월드 등에 위치한 중식당이다. 특히 롯데호텔월드의 ‘도림 더 칸톤 테이블’은 32층에 위치해 한눈에 석촌호수와 롯데타워를 바라보면서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팔선에선 ‘쇠고기자장면’을 2만9000원에 판다. 수입산 돼지고기 등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중식당과 달리 팔선은 국내산 한우 소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선 자장면은 3만3000원이다. 짬뽕 가격은 3만5000원에 판다.
팔선은 지난해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 2023’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중식당이다. 당시 서울신라호텔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콘티넨탈’ ‘아리아께’와 함께 처음 탑 1000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웨스틴조선서울의 홍연은 국내산 한우를 사용한 ‘삼선 자장면’을 2만7000원에 판매한다. 특별 소스를 더한 ‘특제 자장면’의 가격은 3만5000원이다. 짬뽕은 가리비를 넣은 삼선 짬뽕 기준 3만5000원이다.
홍연은 최근 소홍주 10년 베이스에 소다와 진저 에일을 더한 ‘사오싱 하이볼’ 등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중식당으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가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중식으로도 호평을 받는다.
더 플라자의 중식당 도원 역시 국내산 소고기를 넣은 ‘한우 삼선 자장면’을 2만9000원에 팔고 있다. 삼선 짬뽕은 3만6000원으로 다른 호텔 중식당들과 가격대가 비슷하다.
도원은 2020년 업계 최초로 중식 오마카세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중식을 제공하고 있다. ‘양장따츄’라고 불리는 오마카세 서비스는 계절과 지역 등에 맞춘 희귀한 고급 식재료로 지난해 이용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중식 식당 유유안을 운영한다. 유유안은 정통 중식을 고수해 짜장면·짬뽕을 판매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광둥요리로 꾸준히 입지를 다져가는 분위기다.
해당 호텔 중식당의 이용자들은 갈수록 높아지는 외식 가격에 조금 더 돈을 내더라도 만족도가 높은 식당에 가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외식 물가가 양극화된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최근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의 중식당을 방문했다는 직장인 A씨는 “갈수록 외식 가격이 높아지다 보니, 가끔은 돈을 더 내더라도 만족도가 높은 호텔 식당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 정보 서비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시내 짜장면 가격은 평균 7069원으로 나타났다. 70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짜장면 평균 가격인 6300원 대비 12.2% 오른 액수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브랜드로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는 형국이다. ‘갈비 무한리필’로 인기를 끈 명륜진사갈비는 지난 7월 이용 가격을 5.5% 인상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이달 11일부로 생맥주 등 일부 메뉴의 가격을 최대 22.2%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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