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공장 찍는 쿠키컷 첫 적용
캠퍼스 건설 비용-시간 크게 단축
2032년까지 5~8공장 완공 목표
“의약품 CDMO 점유율 30% 유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제2바이오캠퍼스(2캠퍼스)’ 건설 현장을 17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2032년까지 총사업비 7조5000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최초로 표준화된 공장을 찍어내는 ‘쿠키컷’ 방식을 적용해 2032년까지 5∼8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2캠퍼스 완공을 통해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점유율 30%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했다.
2캠퍼스는 현재 5공장과 생산지원동 공사가 한창이었다. 2캠퍼스 부지는 35만7000㎡로, 앞서 세워진 ‘제1바이오캠퍼스’(23만8000㎡)보다 30%가량 넓다. 끝이 안 보이는 넓은 부지에는 보통의 건설 현장에서 보이는 ‘거푸집’이나 거대한 레미콘 믹서 트럭 등이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40여 m 높이의 크레인이 건설 자재를 부지런히 옮기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설에 ‘PC공법’을 도입했다. 미리 만들어진 철근콘크리트 구조체를 현장으로 가져와 레고 조립하듯이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레미콘으로 시멘트를 옮겨와 붓고 굳히는 등의 작업을 모두 생략할 수 있다. 노 부사장은 “구조체를 만드는 동안 현장에서는 기초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조립’되고 있는 5공장은 지난해 4월 착공해 현재 전체 공정의 32%를 완료했다. 공정 혁신 덕분에 2025년 9월이었던 완공 시기를 같은 해 4월로 5개월 앞당겼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항체 의약품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연간 18만 L 규모의 생산시설은 3개 층에 나눠 배치될 예정이다.
향후 6∼8공장은 5공장과 동일한 설계로 지어지게 된다. 6공장은 2027년, 7∼8공장은 2032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노 부사장은 “1∼4공장으로 구성된 1캠퍼스를 조성하며 쌓은 건설 노하우를 집약해 최적의 설계를 찾았다”며 “5공장 건설에 참여한 인력이 6∼8공장 건설에도 참여하고, 설비의 성능 시험도 동일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8공장까지 모두 완공되면 2캠퍼스의 총생산 규모는 연간 72만 L에 이른다. 1캠퍼스(60만4000L)까지 더하면 132만4000L가 된다.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통해 글로벌 CDMO 시장의 30%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전망치는 지난해 매출(3조12억 원)보다 20% 성장한 3조6016억 원이다.
한편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추가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선 건설이 2025년 6월에서 2028년 12월로 미뤄지면서 공장 운영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노 부사장은 이에 “클러스터 내 전력 부족 문제가 이전부터 제기돼 온 만큼 자체 발전기 등 비상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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