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가 2027년 수소로만 가스터빈을 돌려 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발전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도전한다. 화염 제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등의 과제만 해결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현재 한화는 액화천연가스(LNG)에 수소를 60%까지 섞을 수 있는 수소 혼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휴양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북쪽으로 30분가량 차를 타고 달려 2021년 한화가 인수한 미국 PSM 본사에 도착했다. 1만4800㎡ 규모의 PSM 본사에는 연구개발(R&D) 인력과 엔지니어 등 4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무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일부 직원은 낡은 가스터빈의 블레이드(회전 날개)에서 손상된 부분을 잘라낸 뒤 레이저로 가공하고 있었다.
한편에는 PSM이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 연소기 ‘플레임시트(FlameSheet)’가 출고를 위해 목재 케이스에 포장된 채 쌓여 있었다. 기존 발전소의 가스터빈 연소기를 플레임시트로 바꾸면 LNG에 수소를 섞는 혼소 발전이 가능하다. 가스터빈 제조사가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LNG 대신 수소 비중을 높이면 화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줄어든다. 100% 수소를 원료로 쓰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는 LNG보다 화염에 옮겨붙는 속도가 8배 이상 빨라 통제가 힘들다. 연소기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연소기가 타버리거나 발전이 중간에 멈춘다. 탄소 대신 배출되는 NOx를 기준 이하(한 자릿수 ppm)로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올해 8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에 플레임시트를 장착해 수소를 60%까지 섞어 발전하는 데 성공했다. LNG만 사용했을 때보다 탄소 배출을 22% 줄였고, NOx 배출은 6ppm 이하였다. 실증 성공 후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협업 제안이 이어졌다. PSM 본사에서 만난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 대표는 “올해 안에 한국 대산 공장에서 100% 수소를 적용한 실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설립된 PSM은 가스터빈 관련 특허 150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에너지, 미쓰비시파워 등의 가스터빈을 유지·보수 및 개량해주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오다 2015년부터 수소 혼소 발전 사업을 시작했다. 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는 수소 발전 상용화를 위해 PSM과 함께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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