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상가로 용도 변경한 경우
통상 변경일부터 보유한 것으로 봐
실제 취득 시점보다 보유 기간 줄어
세법에서는 주택을 특별 취급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재화로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구를 기준으로 1주택을 일정 기간 동안 보유한 경우 일정 금액에 해당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준다. 기준은 양도 금액 12억 원이다. 양도 금액이 12억 원보다 작으면 차익 전부가 비과세되고, 12억 원이 넘어도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전체 차익 중 12억 원 초과분만 과세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가구를 기준으로 다주택인 경우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한다. 양도세가 중과되면 기본세율 대신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기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6∼45%의 세율이지만, 중과되면 2주택은 26∼65%의 세율, 3주택은 36∼75%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율(장특공제율)의 적용도 배제된다.
다만 지난해 5월 10일부터 내년 5월 9일까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의 중과를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한다. 즉 지금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해도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고 장특공제도 적용받을 수 있다.
이때 기존에 주택이었던 건물을 상가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용도 변경한 후 양도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장특공제율을 계산할 때 보유 기간을 최초 취득일부터 볼 것인지 아니면 상가로 용도 변경한 이후로 볼 것인지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과세 관청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주택을 상가로 용도 변경한 후 양도한 경우의 장특공제 보유기간은 용도 변경일로부터 계산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상가 등으로의 용도 변경이 주택에 대한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용도를 변경하는 주택이 중과세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최초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의 보유 기간 전체에 장특공제를 계산한다고 돼 있다. 즉, 양도 시점이 아니라 용도 변경 당시 중과 대상인지 여부를 따진다는 것이다.
쟁점은 지난해 5월 10일부터 내년 5월 9일까지의 기간에 양도하는 경우에 한해 양도세 중과 규제가 완화된다는 점이다. 용도 변경 시점에서는 중과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양도하는 시점이 위 중과의 유예 기간에 해당되는 경우 애초에 중과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용도 변경 시점의 의도를 따져 장특공제를 적용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같은 입장에서 위 중과세의 유예 기간에 양도하는 경우 상가 등으로의 용도 변경 없이 주택인 상태로 양도하면 최초 취득일부터 보유 기간을 계산할 수 있다는 결과가 된다. 오히려 중과 대상인 주택일 때 더 유리한 모순적 결과를 낳는 셈이다.
적어도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내의 양도에 있어서는 최초 취득일로부터 보유 기간을 계산하는 것이 다주택의 중과세와 중과세 유예제도에 따른 법적 목적에 부합한다고 본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 양도에 대한 중과세의 취지, 내년 5월 9일까지 중과가 유예된 상황, 장기 보유에 따른 결집 효과 해소라는 공제 제도 목적 등을 고루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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