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공략 나선 K푸드 업계
BBQ, 코스타리카에 1호점 개설
농심 해외매출만 작년 6200억
빙그레 수출 상반기 27% 급증
한국 식품 제조사와 프랜차이즈들이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성장 위축이 예상되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특히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K푸드가 인기를 끌자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 아래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SPC그룹은 빵집 브랜드 파리바게뜨 해외 매장이 500곳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매장 500번째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2터미널의 ‘T2 랜드사이드점’이 문을 열었으며, 올해 50곳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리바게뜨는 국내 매장 수가 3500여 개에 이르고 신규 출점에도 법적인 제약을 받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성장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의지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고민은 좁은 내수 시장으로 인한 성장 한계에 있다. 특히 국내 인구가 2020년 5183만 명을 정점으로 2021년, 2022년 연속 감소하자 내수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우려하는 상황이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빠른 고령화로 인해 제과, 유가공 등 저연령을 대상으로 한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최근 내놓은 제4차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시장 정체로 식품기업들은 수출을 통한 성장 기회 모색 및 해외 진출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식품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기업의 존망이 걸린 만큼 철저한 시장 분석을 거쳐 현지인에게 통할 만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2일 비비고 쌀떡볶이와 김말이, 오징어튀김 등 튀김 2종 신제품을 선보였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K스트리트 푸드가 인기를 끄는 만큼 떡볶이, 핫도그, 김밥, 김말이, 붕어빵, 호떡 등 6대 제품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해 차세대 K푸드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K푸드의 상징 중 하나인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이달 12일 중남미 국가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 1호점을 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대규모 소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규 시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4월에는 파나마에 매장을 열었고, 향후 남미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푸드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해외 매출을 늘려 나가고 있다. 농심은 2021년 해외에서 5000억 원, 국내에서 4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6200억 원의 판매액을 올리며 국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SPC그룹도 지난해 해외 매출 6000억 원을 넘기며 2021년(4300억 원) 대비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
빙그레도 메로나를 앞세워 올해 상반기(1∼6월) 해외 수출액 77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3.1%로 역대 최대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K푸드 기업들의 해외 매출 증가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질적인 성장도 동시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진출 국가에 대한 종교나 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통관으로 인한 물류 지연과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만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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