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했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하고(조이고), 그래도 가계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수 의원이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대책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물론 금리를 더 올리면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문제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하고, 물가 상승률도 한때 2.3%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10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 수준(2%)을 상당 폭 상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중동 지역 전쟁으로 물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지만 현재까지 전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가계대출 급증 원인에 대해 현 정부와 전 정부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미 금리 차가 현재 2%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있다.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역대급 금리 차에도 국내 외화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와 중동 전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경기의 ‘상저하고’가 가능할 것 같으냐는 의원 질문에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현재 예측하는 1.4%가 될지, 좀 낮아질지 살펴보고 있다”며 “내년 성장률은 2.2%를 예상했는데 중국 경제,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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