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세운지구 ‘대개조’ 윤곽…세운상가·공중 보행로 철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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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24일 13시 35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4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 5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4.2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4월2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 5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4.2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피눈물’을 흘린 세운지구의 대개조 계획이 확정됐다. 종묘~퇴계로에 약 14만㎡의 녹지 축을 조성하고 직·주·락 도심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인데, 이를 위해서는 세운상가군 7개동과 공중 보행로의 철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지구’는 오 시장의 도심 개혁 프로젝트인 ‘서울 대개조’의 대표 상징적인 지역이다. 10여 년 전 임기에도 추진됐으나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보존’에 방점을 두며 재개발은 표류했고, 그러는 사이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97%에 달하며 오 시장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됐다.

서울시가 이날 발표한 ‘세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보면 ‘녹지 생태 도심’ 실현을 위해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인현(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상가 군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할 계획이다.

노후한 상가를 헐고 단계적으로 공원화한다는 구상인데, 이를 위해서는 1100억원 들여 만든 공중 보행로도 철거해야 한다.

7개 건물로 구성된 세운지구 상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공중 보행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됐다.

1단계 구간은 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 3개 건물을 연결하는 지상 3층 높이 다리로 총길이는 500m로, 2017년 9월 개통했다. 2단계는 삼풍상가~호텔PJ~인현상가~진양상가를 연결해 지난해 준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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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따르면 보행로 건설 당시 하루 통행량이 1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예상의 1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4㎞ 중 청계상가와 대림상가 구간은 청계천과 시너지를 발휘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나머지 구간의 통행량은 저조하다. 특히 삼풍상가-호텔PJ 구간의 보행 데크의 통행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구간별 기복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공중 보행로를 놓고 ‘대못’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임 시장님 시절 1100억원을 들여서 공중 보행로를 만들어, 속된 표현으로 대못질을 해 놓고 나갔다”며 “이것이 거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 임기 내에 세운상가군 7개 동을 모두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전망이다. 오 시장이 ‘5선 서울시장’의 뜻을 드러내는 것도 이번에는 ‘세운지구 재개발’ 등이 계획대로 실현돼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많다.

오 시장 임기 내 철거가 가능한 건물로는 삼풍상가와 PJ호텔이 꼽힌다. 오 시장이 지난달 20일 북미 출장에 동행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언급한 ‘수용’ 방식을 삼풍상가와 PJ호텔에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수용’ 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삼풍상가 PJ호텔 위치도(서울시 제공).
‘수용’ 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삼풍상가 PJ호텔 위치도(서울시 제공).
정회원 서울시 도심재창조과장은 이날 약식 브리핑에서 “을지로는 전통적인 상업 공간으로, 중심 사업지역으로 상향해 밀도 있는 개발을 할 예정이다”며 “을지로와 가장 연접한 상품상가와 PJ호텔을 도시계획시설 공원사업으로 공공에서 가장 먼저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민 공람을 시작으로 공청회, 타당성 조사, 예산 편성 등 행정 절차를 거치면 오는 2026년쯤에야 철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가 7개 동 중 한 곳이라도 철거가 확정되면 이와 연결된 공중 보행로도 함께 철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 과장은 “공중 보행로 처리 방안은 고민 중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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