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한인 타운 츠루하시… K콘텐츠 바람 타고 현지인 방문 늘어
세계인이 선호하는 한식메뉴 1위에
전통음식 제치고 한국식 치킨 올라
한식이 글로벌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K팝, K콘텐츠를 필두로 패션, 뷰티 등 한국의 모든 것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한식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찍부터 한류가 유명했던 일본은 가장 최신 트렌드의 K푸드가 유행하는 곳이다. ‘천하의 부엌’으로 불리는 오사카의 한인 타운 츠루하시는 주말이면 일본 현지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김밥, 빈대떡, 삼겹살을 파는 가게들은 대부분 만석이고 한국식 반찬을 파는 가게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최신 디저트인 동전 모양 빵, 치즈 핫도그 등을 맛보러 온 일본인도 길거리에 가득하다.
오사카의 ‘Dobu69(도부로쿠구)’는 한국인과 일본인 사장 두 명이 의기투합해 한일의 트렌디한 식문화를 선보이는 곳이다. 오픈한 지 3개월 만에 일본 외식 문화 잡지에 여럿 소개되며 현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외관만 보면 전형적인 일본식 꼬치구잇집 같지만 이곳에서 파는 안주와 술은 특별하다. 일본식 안주 외에도 수제 막걸리, 복분자주와 한국인 사장 유정우 씨의 솜씨로 매일 바뀌는 한식 안주를 판다.
위치상 일본 현지인 손님이 90% 이상인 이 가게에서 한식 안주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식을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던 손님도 여기에서 한식을 맛보고 난 후에는 한식 안주만 찾는다고 한다.
지난 8월에는 ‘Korean Food Night’ 이벤트를 진행해 잡채 롤, 간장새우, 보쌈, 모둠 전 등의 한식을 선보였는데 70여 명이 몰려 대기가 발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Dobu69의 유정우 사장은 “요즘 일본의 2030세대는 비빔밥, 불고기 같은 뻔한 한식보다는 좀 더 새롭고 다양한, ‘진짜 현지’ 한국의 맛을 찾아다닌다. 그래서 뻔하지 않은 콘셉트의 우리 가게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한식진흥원에서 조사한 ‘2022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한식 메뉴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한식 메뉴는 한국식 치킨이 16.2%로 1위를 차지했다. 기존의 김치, 비빔밥, 불고기보다 더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 이는 한식 소비자들이 전통 한식에서 벗어나 더 트렌디한 한식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한편 건강식과 채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채식 친화적인 한식이 건강식 이미지로 포지셔닝돼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파리 루브르박물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푸드 페어’에는 이틀간 4000명이 넘는 유료 입장객이 다녀갔다. 수출 상담 규모도 4600만 달러(약 606억 원)에 달하며 94만 달러(약 12억 원)의 현장 계약이 체결됐다.
한식에 대한 인기는 한국 문화 콘텐츠 확산과 맞물려 더욱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K드라마, 영화에 등장한 치맥, 달고나, 짜파구리와 같은 음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SNS에서는 ‘24시간 동안 한국 음식만 먹는 챌린지’ 같은 현상도 눈에 띈다. 특히 식문화에 개방적인 MZ세대가 글로벌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며 K푸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는 올해 9월 둘째 주까지 농식품 수출(잠정)이 지난해보다 0.4% 증가한 63억1000만 달러(약 8조50000억 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팜, 농기자재 등 전후방 산업을 포함한 ‘K-Food+’ 수출도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84억6000만 달러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농식품 수출이 상승 전환할 수 있었던 동력은 농업인과 우리 기업들이 함께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제품 현지화 등에 힘쓴 결과”라며 “K푸드에 대한 인기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품목별 여건에 따라 수출 전략을 세분화해 지원하는 등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K-Food+ 수출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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