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반대매매 현실화…공포 커졌지만 ‘악재 선반영’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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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006740)와 대양금속(009190)의 거래정지 해제일이 26일로 결정되면서 반대매매 공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최근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온 위탁매매 미수금 및 반대매매 금액이 영풍제지 거래정지로 인한 통계 오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제 리스크는 더 적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해 거래정지 조치를 이날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들 종목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해 서울남부지검에 통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매매거래 정지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후 남부지검에서 금융당국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자 대상 출국금지 △압수수색 및 체포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 등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키움증권발 반대매매가 현실화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대표적인 ‘빚투’인 미수거래를 할 때 주식을 산 날을 포함해 3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영풍제지가 지난 18일 하한가를 맞고 거래정지되면서 고객 위탁계좌에서 관련 미수금이 4943억원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이 미수금을 반대매매로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시초가에 시장가로 다 매도해서 체결된 만큼만 회수할 수 있을 텐데, 잔량이 있다면 다음날에도 매도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회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매매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은 많은 매도물량에 의한 주가 하락은 물론, 증권사가 물량을 하한가에 내놓기 때문에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증시에서 반대매매 공포로 인한 수급 불안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우려했던 만큼의 위기는 없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최근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통계가 나왔지만, 이는 거래정지된 영풍제지로 인해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이 중복집계된 결과임이 밝혀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사의 미수거래 반대매매 대상 금액이 자동 합산돼 공시되는 구조로 통계가 나오는데, 영풍제지가 거래정지에 포함되면서 거래가 안 돼 반대매매 금액에 계속 남았다”고 말했다.

즉,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관련 계좌의 미수금이 4943억원이라고 공시한 점을 고려할 때 지난 23일 실제 미수금은 5377억원, 반대매매 금액은 590억원인 것이다. 최근 평균 규모와 비교하면 크게 변하지 않은 수준이다.

이같은 통계 오류에 따라 악재가 선반영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시장에서의 투자심리 악화 정도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제지 등 종목이 거래가 재개된다고 해도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이미 관련 수치가 선반영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