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탈세 수법으로 고수익을 챙기고 학원 자금을 호화 생활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온 학원 사업자와 강사의 탈세 사실이 국세청에 의해 드러났다. 학원과 짜고 허위 지급명세서를 제출하고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문제 판매 대금을 신고해 이익을 챙긴 현직 교사도 적발됐다.
전국적으로 피라미드 조직을 운영하며 최고 9000%의 이자를 차명 수취한 대부업자와 각종 비용, 대금의 신고를 누락하고 법인 자금을 개인 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장례업자, 프랜차이즈 본부, 도박업자도 세무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30일 국세청은 "입시 과열과 고금리, 물가 등에 편승해 서민을 상대로 사익을 편취하는 '민생침해’ 탈세자를 엄단하기 위해 현 정부 출범 후 9월까지 246명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2200여 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 법인카드로 특급호텔 즐기고 주거비까지 낸 학원 운영자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학원 사업자는 엄청난 수익을 누리며 학원 자금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했다.
일례로, 유명 입시 학원 사업자 A 씨는 직원에게 소득을 과다 지급하고 이를 학원 경비로 처리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A 씨는 법인 신용카드를 파인다이닝, 특급호텔 등에 사적으로 이용하기도 했으며, 업무와 무관한 사주 개인 주거 비용 등을 법인경비로 처리했다. 현직 교사에게 지급할 문제 출제 대가를 가족 계좌 등으로 지급해 현직 교사의 개인소득세 탈루에도 일조하기도 했다.
몇몇 스타강사는 고수익을 누리면서도 법인에 소득을 분산하는 방법으로 탈세를 했다.
스타강사 B 씨는 가족이 주주인 특수관계법인을 설립하고 자신이 받을 교재 저작권 관련 수익을 특수관계법인에 귀속시켰다. 이후 지분가치 상승을 통해 주주인 가족에게 우회 및 편법 증여했다. 실제 근무하지 않은 가족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인건비로 계상해 소득세를 탈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가 미술품, 명품 의류 등 개인 사치품 구입비를 사업경비 처리하고 슈퍼카를 업무용 승용차로 올려 관련 경비를 처리한 스타강사의 사례도 적발됐다.
현직 교사의 탈세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은 학원에 문제를 판매하고 그 대가를 받으며 가족 계좌 등으로 차명 및 우회 수취해 개인소득세 누진과세를 회피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학원에 계속 반복해 문제를 판매하고 받은 대가를 사업소득으로 신고하지 않고 일시적인 기타소득으로 신고해 세금을 축소했다.
● 가족 운영점 로열티는 모른 척, 가맹비는 슬쩍 챙긴 프랜차이즈 본사
이번 세무조사에서 일반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 교육비 등 여러 명목으로 받은 대금은 매출 신고를 누락하고, 가족이 운영하는 가맹점에서는 받아야 하는 로열티 대가를 수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 프랜차이즈 본부의 탈루 행위도 확인됐다.
신용 취약계층에 연 9000%가 넘는 초고리로 돈을 빌려준 뒤 이자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대부업자도 적발됐다.
고가의 장례 대금을 현금으로 받아 신고를 누락한 장례 업자도 드러났다. 이들은 지인 등 차명계좌로 장지 분양 대금을 수취하고 가짜 계약서를 비치해 적극적으로 수입을 신고 누락했다. 법인 자금을 개인 채무변제 등에 사적으로 사용하는 한편, 근무하지 않는 친척과 지인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그냥 돈을 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며 고액의 도박 자금 수입을 대포 통장 등으로 차명 수취하고 신고 누락한 도박업자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일부 사업자의 경우 여전히 서민의 피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배 불리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이에 불법 대부업자, 주식·코인 리딩방 업자와 가담업체 운영자 등 105명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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