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나부터 반성… 준법경영 독립기구 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1일 03시 00분


계열사 CEO 경영회의서 논의
시민단체 등 참여 삼성 준감위 참고
에스엠 인수과정 자체조사도 추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의 불법 주식 시세 조종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한 카카오가 준법 경영 통제를 위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독립 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특유의 자율 경영 체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위기 관리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는 30일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사진)과 홍은택 대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 명이 참석한 경영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이날 회의에서 “(시세 조종 혐의와 관련된)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한다”며 “더 강화한 준법 경영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4월 에스엠 시세 조종 혐의로 카카오와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후 김 센터장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카카오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자율 경영 체계 기조를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와 각 계열사 ‘C레벨’(최고위급 경영진) 인사를 통제하는 방안에 대해 특히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가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와 관련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했다.

카카오는 우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 1월 1조2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뒤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문제 행위가 없었는지 자체 조사할 방침이다. 카카오의 계열사 조율 기구인 CA협의체도 최근 회의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와 인수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사가 충분히 위험 요인을 검토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곳과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 대표 등 임직원 3명을 26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김 센터장도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금감원에 출석했다.

이날 카카오 경영 회의에선 외부 기구를 통해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통제받는 방안까지 논의됐다. 내부적으로는 법조인과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등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삼성 준감위는 2020년 2월 출범 후 이재용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선언’ 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센터장은 1998년 한게임 창업 전 6년간 삼성SDS에서 근무했다.

카카오는 김 센터장과 주요 계열사 CEO, CA협의체 부문별 총괄 등이 참여하는 경영 회의를 매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은 현재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며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준법경영#독립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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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3-10-31 07:00:19

    국가경제의 기생충 반성. 한두번 하냐? 병걸린소 살 처분하듯이 해야 나라경제가 산다

  • 2023-10-31 07:27:16

    **아 카오는 기생충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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