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역사상 네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첫날, 코스피는 4%, 코스닥은 6%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 금지 기간에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여오긴 했지만 금지 조치 첫날부터 양대 증시가 나란히 급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오후 1시25분 현재 코스피는 직전거래일 대비 99.55p(4.20%) 오른 2467.89에, 코스닥은 48.90p(6.25%) 상승한 830.95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날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가장 최근 시행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2020년 3월16일~2021년 5월2일) 첫날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19%, 3.72% 하락마감했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당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증시 변동성 우려가 더욱 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시 공매도 금지 조치 사흘 뒤인 3월19일 코스피는 바닥을 찍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금지 기간 약 1년2개월 동안 코스피는 77.7%, 코스닥은 87.7% 상승했다.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인 2011년 8월10일에는 양대 증시가 모두 오르긴 했지만 코스피는 0.27% 상승에 그쳤다. 당시 코스닥은 4.77% 상승했다. 약 2개월의 금지 기간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6%, 12.3%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공매도 금지조치가 시행된 2008년 10월1일에는 코스피 0.58% 하락, 코스닥 0.04%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8개월간의 금지 기간에 코스피는 오히려 3% 하락하고 코스닥은 20% 올랐다.
지난 세번의 공매도 금지조치 기간에 증시가 대체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양대증시 급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공매도 금지 자체가 주가 상승에 주요한 동력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8년, 2011년, 2020년 모두 주가 반등은 공매도 금지 그 자체보다는 직전의 주가 급락을 유발했던 요인들이 각국 정부의 부양책,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진화됐다는 점이 본질적인 촉매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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