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금호’ 등 1순위 마감에 실패… 서울 편입 거론되는 김포서도 미달
‘이문 아이파크 자이’ 최저 32점… 부양가족 없는 1인가구 당첨 수준
입지 따라 ‘선별 청약’ 강해질듯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금호어울림파크’. 도봉구에서 13년 만에 분양하는 아파트였지만 청약 결과는 저조했다. 5개 주택형 중 84㎡B(32채)와 84㎡C형(19채)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당첨자와 예비당첨자 5배수를 채우지 못한 것. 이 단지는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최고 9억590만 원이었다. 2005년 지어진 도봉역 초역세권 ‘래미안 도봉’ 전용 84㎡ 시세가 8억 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1억 원가량 비싸게 분양한 셈이다.
서울 편입이 거론되는 경기 김포시에서 청약을 받은 고촌읍 ‘고촌센트럴자이’도 1048채 모집에 청약통장이 1989건만 접수되며 경쟁률이 1.9 대 1에 그쳤다. 6개 주택형 중 4개 주택형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84㎡B 타입(349채)에는 265명만 지원해 미달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인근 신축보다 1억∼2억 원 비쌌다”며 “고분양가로 소형 평형에만 수요가 쏠리며 선호도가 높은 국민평형이 오히려 미달됐다”고 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잇따라 1순위에서 예비당첨자까지 채우지 못하고 마감에 실패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분양가가 계속해서 높아지며 ‘선별 청약’ 경향이 강해지는 영향이 크다. 올해와 내년 초 서울 전역에서 분양이 이어지지만 분양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서울 청약 불패’가 옛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에서 미달 단지가 나온 것은 도봉금호어울림파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도 1순위 마감 실패가 나왔다. 전용 59㎡E(16채)와 84㎡D(25채), 84㎡E 등 3개 타입으로, 대단지(4321채)인 데다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은 점을 감안하면 올 초 청약 시장 분위기와 달라진 것. 특히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면서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경우 당첨 가점(만점 84점) 최저점이 32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32점은 부양 가족이 없는 1인 가구도 당첨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말까지 분양할 예정인 단지들도 분양가와 입지에 따라 청약 성적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에는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 문정’, 성동구 용답동 ‘청계리버뷰자이’가 각각 299채, 797채를 일반 분양한다. 연말까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308채·일반분양 133채),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245채·일반분양 79채)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3309채·일반분양 162채) 등에서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성동구를 제외하면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이다.
문제는 분양가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올해 12월까지 578채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2160억 원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도 공사비 인상 문제 등으로 내년에야 분양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일정이 미뤄질수록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나며 분양가가 오르게 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위치, 규모, 교통 등에 따라 청약 결과가 달라지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에서도 과거와 같은 청약 불패 현상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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