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 센트럴 아이파크' 24가구 무순위 청약 나와
전용 76㎡ 11억…비싼 분양가에 당첨자 대거 이탈
"청약 경쟁률 높아도 계약률은 낮은 단지들 늘어"
배짱 분양가에 서울 초역세권 단지도 대거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줍줍) 청약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공급하는 ‘보문센트럴아이파크’는 오는 15일 2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지하철 6호선 보문역 초역세권에 지어지는 19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다. 지난 9월 말 최초 분양 때 평균 7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하지만 막상 계약을 앞두고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체 공급 물량 87가구의 27.6%에 달하는 2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100대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한 수요자가 속출한 것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76㎡ 기준 9억5400만원~11억1500만원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싼 분양가로 평가되면서 계약 포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대출 규제 강화에 금리상승까지 겹쳐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것도 수요자 계약 고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부동산 매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청약 시장에서도 주변 시세에서 분양가를 뺀 이른바 ‘안전마진’이 줄어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초 서울 구로구에 분양한 ‘호반써밋개봉’도 최초 분양 당시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공급물량 190가구의 38%인 72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미계약으로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최초 분양 때 14대1의 경쟁률 기록했으나 당첨자의 절반 가량이 계약을 포기해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지난달 서울 도봉구에서 분양한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68가구 모집에 551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8대1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서울 청약 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이 신중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중순까지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완판에 성공하는 단지가 많았지만 계속해서 분양가가 치솟자 수요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분양가가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대출금리와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신중해지고 있다”며 “경쟁률은 높아도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지 않아 저조한 계약률을 보이는 단지가 늘고 있어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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