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500만 시대, 가구업계에도 ‘펫가구’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기 침체로 굳게 닫힌 주머니가 펫 시장에선 활짝 열리며 가구업체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양육 비율은 25.4%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당 월 평균 양육비는 약 15만원으로 집계돼 증가세를 보였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고 점차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펫+패밀리)이 늘어나면서 펫 가구 시장도 성장세다. 적게는 100만원대, 고가 제품은 300만원대에 이르는 반려동물용 소파 제품에도 소비자들은 선뜻 지갑을 열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동물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고가의 가구에도 소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룸은 2019년 고양이 가구 시리즈인 ‘캐스터네츠’를 론칭했다. 이후 패브릭 소재를 적용한 ‘위드펫’(WITH PET)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반려동물 맞춤형 가구에 즉각 호응했다. 2020년 대비 지난해 판매량은 250%,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까사도 최근 펫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까사는 8월 펫가구 브랜드 ‘몽스’를 론칭했다.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몽스’는 론칭 이후 매월 85%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반려동물이 사용하며 위생과 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가구업계는 제품의 기능성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가구 특성상 부피가 크고 보호자도 함께 사용해야 해 인테리어적 요소와 제품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가구는 가격대도 있고 크기도 커서 금방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다”며 “사람과 동물이 함께 쓸 수 있고 인테리어를 헤치지 않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재도 용변을 보더라도 쉽게 닦을 수 있고 오염이 되더라도 잘 지워지는 패브릭 소재를 이용하고 있다”며 “발톱에도 덜 긁히도록 조직도 더 촘촘하게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룸 관계자도 “사람이 쓰는 가구에 반려동물의 특성과 생활 패턴을 반영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며 “반려동물 안전을 위한 내구성은 물론 반려인의 취향까지 갖춘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펫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자 가구업계는 관련 브랜드와 제품군 확대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2015년 반려견 전용 가구 시리즈 ‘펫토리’와 반려묘 전용 가구 ‘캣토’를 선보인 에넥스(011090)는 올해 리뉴얼을 실시해 기능과 품질을 개선했다. 에넥스 관계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양식을 반영해 펫가구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수요가 늘어가고 있는 만큼 제품 확대를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