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인천 GDC 가보니
16단 보관 공간, 효율성 4배 높여… 국가별 주문따라 발송까지 자동화
미래먹거리로 주목 받아 도입 확대
2026년 국내시장 1조3000억 전망
8일 인천공항 자유무역단지에 자리 잡은 CJ대한통운 인천 글로벌배송센터(GDC).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 작업 공간으로 들어서자 140대의 로봇들이 7만6000개의 바구니가 16단으로 쌓여 있는 보관 공간 위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로봇은 총 3만 종류의 제품이 담긴 바구니 중에서 해외 소비자가 주문한 바구니를 찾아 출고 작업자에게 전달했다. 로봇과 근로자가 공존하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 초국경 거래 늘면서 GDC 화두로
1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직구와 역직구 등 국가 간 전자상거래(CBE) 시장의 성장과 함께 로봇과 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GDC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GDC는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서 제품을 보세(관세 부과 보류) 상태로 보관하다가 국가별 주문 현황에 맞춰 포장·발송하는 물류 거점시설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온라인 거래가 많아지면 배송 시간과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GDC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영국 물류조사업체 트랜스포트인텔리전스(TI)에 따르면 2021년 97조 원 규모인 CBE 시장은 2026년 178조 원으로 약 84% 성장할 전망이다. 이 기간 한국 CBE 시장도 1조1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홍콩, 일본, 동남아 등 대단위 소비 시장과 인접해 있는 인천은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항공편이 많고, 운임이 싸 GDC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2월부터 인천 GDC를 운영하는 CJ대한통운만 해도 이곳을 건강식품 플랫폼 ‘아이허브’를 비롯한 미국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보관하고, 배송 주문이 들어오면 일본,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소비국으로 항공 운송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또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최근 인천에 GDC 착공에 들어갔다.
● CJ대한통운, 첨단 자동화 기술로 GDC 효율화
CJ대한통운은 9월부터 인천 GDC에 오토스토어를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고정식 철제 선반에 제품을 보관하는 기존 방식보다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이상 높아진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 운영팀장은 “다음 달부터 오토스토어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이곳의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GDC에는 오토스토어 이외에도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곳에는 주문 정보가 바코드 형태로 기입된 박스들이 컨베이어를 따라 알아서 작업자를 찾아가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작업자는 제자리에서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에 맞게 제품을 박스 안에 넣기만 하면 된다. 박스가 중량 검수대로 이동하면, 이미 데이터로 저장된 제품별 무게에 맞게 포장됐는지 검수가 이뤄진다. 이를 통과하면 3차원(3D) 스캐너가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는다.
허신열 CJ대한통운 경영리더(상무)는 “앞으로도 운영 효율화를 지속해 인천 GDC의 담당 권역을 확장하고 고객사도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며 “또한 성공적인 인천 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 GDC’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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