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대출규제, 높은 아파트 가격 등으로 아파트 매매에 저항심리를 느낀 사람들이 전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1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12%로 직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다. 매매가격의 상승폭이 같은 기간 0.04%에서 0.03%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6주 연속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0.19%)대비 0.21% 상승으로 상승폭을 늘리며 25주 연속 올랐다.
서울 주요 단지의 실거래가를 봐도 전세가격의 확연한 상승세를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0㎡의 전세가격은 연초 5억5000만원~6억2000만원 사이에서 형성되다가 이달 들어 7억3000만원대로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의 전세가격도 연초 6억8000만원~7억5000만원 사이였다가 이달 들어 8억8000만원~9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인해 매수희망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서 전세로 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매매시장에서 현재 고금리,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개선 여력이 안보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서울의 공급물량 감소도 전세값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올해 3만가구대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확 줄어 1만가구대만 입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면 전세가격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라고 말했다.
높은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전세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 소형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1만4962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함영진 랩장은 “상대적으로 올해 연립·다세대와 같은 비아파트 전세거래가 줄어들었는데 전세사기 등의 후폭풍으로 본다”며 “이런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넘어간 것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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