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연이은 비판에”…소상공인 찾는 은행장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3일 11시 28분


하나·우리은행장, 전통시장 방문 연이어
금융당국 차가운 반응에 지원방안 고민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자 이익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면서 은행장들이 직접 시장을 찾아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금융그룹이 1000억원 규모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압박이 지속되면서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승열 하나은행장에 이어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서울 내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조 행장은 8일 서울 남대문시장상인회와 광장시장 인근 우리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찾았다. 소상공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은행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상인들이 갈수록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호소하자 조 행장은 “남대문시장 이웃인 우리은행이 주말 동안 본점 주차장을 개방해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겠다”고 답했다. 우리은행은 동대문시장, 통인시장 등 전통시장 인근 우리은행 소유 지점 21개 주차장도 주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행장은 “실제로 현장에 나와보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생각보다 크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담은 상생금융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3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그룹 부회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았다.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듣고 소통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이 행장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시대에 자영업자 고객에게 실질적 보탬이 되는 금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사장님들이 힘을 내실 수 있도록 서민금융 확대 등 내실 있고 촘촘한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6일 105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번 발표는 금융취약계층과의 상생을 위해 그룹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선언에만 그치지 말고 진행 현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영업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이 직접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소통에 나서고 일부 금융그룹이 1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의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일 “서민들이 이자 부담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를 통해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과연 맞는지, 사회적 기여를 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은행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원방안을 준비 중인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효성 있고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이 기존 방안들이 부족하다는 뉘앙스를 나타내고 있는데 금융사가 내놓을 수 있는 새로운 지원책에는 한계가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수장들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16일 만나 금융권의 서민금융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은행들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금융지원에도 나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2차 계약에 공동대출을 검토 중이다. 약 27억달러(약 3조5700억원)를 선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