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23]
베드나르스키 S&P 수석 애널리스트
“美, 반도체-이차전지 中의존 줄여
美에 적극 투자한 韓기업 수혜 기대”
“주요 선진국의 대중국 정책 기조가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완화)’으로 바뀐 것이 한국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변화를 기민하게 관측하고 경제적 실리를 최대한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다음 달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23’의 연사로 참석하는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사진)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디리스킹 기조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주요 선진국은 대중국 정책 기조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으로 바꿨다. 모든 산업 분야의 완전한 단절이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등 안보에 직결되는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축소하고 나머지 영역에선 관계를 유지해 실리를 취하는 게 핵심이다.
그는 “디리스킹 전략과 관련해 최근 쟁점이 되는 산업들은 대부분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라며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한국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을 통해 주요 핵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베드나르스키 애널리스트는 “특히 이차전지의 경우, 한국은 셀 제조와 양극재 제조 등에서 차별화되는 공급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꾸준히 선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IRA가 한국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외교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과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RA의 골자는 완제품은 물론 배터리를 이루는 부품과 물질 모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한국의 이차전지 기업들이 이 조치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베드나르스키 애널리스트는 영국 서식스대에서 지정학적 혼란과 에너지원 공급망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현재는 S&P에서 리튬과 흑연, 망간 등을 비롯해 양극재, 음극재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발간된 책, ‘배터리 전쟁’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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