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에 이어 부산 1위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도 소주 가격을 올린다. 정부가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한 뒤 사실상 첫 번째 가격 인상이다. 정부가 ‘두더지 잡기 식’ 물가 관리에 나섰음에도 소주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주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이달 17일부터 ‘시원’ ‘대선소주’ ‘대선 샤인머스캣’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5% 올린다. 대선주조는 부산지역 소주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대선주조 측은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제조 비용의 부담이 가중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선언한 뒤에 이뤄진 사실상 첫 번째 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9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 역할을 맡아 소관 품목의 가격과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참이슬’ 제품 일부의 출고가를 6.95%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에 나섰지만, 대선주조가 가격을 올린 만큼 다른 주류업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와 제주 소주업체인 한라산(‘한라산소주’)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소주 제조사들의 출고가격 인상이 이루어지면 식당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 값의 인상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가 9일 “소매업소 및 소비자와 상생하기 위해 서민 체감도가 높은 소주 가격을 동결한다”면서도 “내년까지는 가격을 동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도매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은 기업의 자율적인 결정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현 물가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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